2014년 2월 24일 월요일

[에바노트 / 유럽 거닐기] 폴란드 바르샤바 - 대학교 강의실에 살금살금

바르샤바
Warsaw


한 여인이 이 앞에 다가섰습니다.


저는 지나가는 여학생에게 물었습니다.

채: 이 사람은 누구죠?
여: 우크라이나 사람이에요. 이번에 우크라이나에서 목숨을 잃었지요.
채: 그런데 왜 바르샤바에서 추모를..
여: 왜냐하면 바로 이 대학의 선생님이셨거든요.
채: 아아..




아카데미아


그리고 그 앞에 선
코페르니쿠스의 동상.

지구는 둥글다
지구가 공전한다
는 것을 알린 사람.

코페르니쿠스적 사고관


이 성당 앞에 앉아 있는 머리 긴 사람은
남자입니다.

성당만 있을 때는 사진 찍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는데
이 긴 머리, 담배 피는 남자를 보는 순간
성당과 넣기에 완벽한 피사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성당에 쇼팽의 심장이 보관되어 있데요.

쇼팽은 파리에서 죽었는데,
내 심장은 바르샤바에 가져가달라고 부탁해서,
쇼팽의 몸은 파리에,
그 심장은 이 성당에 보관되어 있다고 해요.


채: 이 아름다운 건물은 뭔가요?
학: 바르샤바 대학교에요.

공연장 같은 입구,
여기가 대학교라니

비엔나에서 만난 다현언니는
가는 도시마다 대학교 도서관에 가본다고 했던 것이 기억났어요.
그 나라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는다고.


그 나라의 지성인은 그 나라의 대학생을 보아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회에 나가기 전 그 어떠한 이해관계도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말을 다시 검색해보니

'대학생은 그 시대의 프리즘이고,
대학교수는 그 시대의 최후의 양심이다.'


그 생각을 하면서
정면의 건물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건물의 전광판에
dni 999
999일이라고 써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아도 잘 모른다고 했습니다. 


바르샤바는 공작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엽서에도, 
오늘 공원에도 있었던 공작.


분필은 종이에 말려 있었는데,
한국 것보다 각지고 더 굵었습니다. 


강의실 벽이 철제 구조물이니까 재미있고 자유로운 느낌을 주었어요.  


멋진 강의실!


2층 강의실에 올라가니 
책상이 다음과 같은 접이식이었습니다. 특이.


채: 교수님 저, 실례지만 무슨 과목을 가르치세요?
교: 유럽내의 협력에 대해 가르칩니다.
채: 유로존 말인가요? 
교: 네, 유로존은 경제적인 연합체라면 좀 더 정치적인 면에서 협력에 대해 가르치지요.
채: 저는 유로존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서 좀 회의감이 듭니다. 그리스, 벨라루스, 키프로스의 경우에는 파산 상태에 이르렀잖아요. 
교: 그것은 필연적인 상황이었어요. 어차피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죠. 
채: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이나 프랑스의 사르코지가 그 일로 고생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잘 사는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닌가요? 
교: 그래서 그리스를 구제하면서 많은 조건들을 내걸기에 이르렀죠.
채: 폴란드는 아직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았죠?
교: 네, 아마 근 3,4년 내에도 가입하지 못할 거에요. 지금은 통화수준이 유로화를 따라가기에는 멀었거든요. 물론 현재 폴란드 돈이 싸기 때문에 수출 호조를 보고 있다는 이점도 있고요. 하지만 유로존에 가입하는 것이 더 이득이 많기 때문에, 
언젠가는 폴란드도 유로존에 가입할 거에요.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유로존 내의 정치적인 협력은
레딩 EU 부위원장이 말한 연방국가를 가리키는게 아닐까.




2010년 가을, 영국 토론 동아리에서 그 날의 주제가 
'영국은 유로존에 가입해야 하는가'
가 주제였던 적이 있다. 
처음에는 반반의 의견이었다가 
마지막에는 유로존에 가입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분명 유로존이 가지는 이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영국의 파운드화를 지키는 것이 낫다는 것이었다.

그 날 독일 친구 다니엘과
스페인 친구 라오가 열띤 논쟁을 했다
(물론 두 사람의 재미있는 영어 억양으로 인해 보는 사람 모두 흥미진진했지만)
당시 스페인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독일에서 구제에 퍼붓는 돈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PIIGS
(Portugal, Island, Italy, Greece, Spain)

2010년 유럽 발 금융위기 때 유럽의 골칫거리였던 이 나라들,

바로 오늘 뉴스를 보니,
PIIGS의 나라들이 구제금융을 졸업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일랜드, 스페인은 구제금융을 이미 졸업했으며,
포르투갈, 남유럽에서 가장 문제아였던 그리스 역시
올해 6월에 구제금융을 졸업할 것이라고 한다.

유럽 경기는
1. 미국 등 선진국의 경제상태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ECB(유럽 중앙 은행)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2. 경제 회복이 꾸준하다.

한편 2014년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신흥국의 위기로 그리 좋지 않다고 한다. 



수업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

이렇게 바르샤바 대학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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