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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26일 수요일

[ISUP / 이스라엘 그녀의 체험기] <철학이 필요한 시간>을 읽으며 놀이를 생각하다.

잃어버린 놀이를 찾아서


네덜란드의 위대한 문화사가 하위징아 Johan Huizinga가 쓴
호모 루덴스 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의 일부분이다. 
강신주 저자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 304쪽에서 발췌했다. 

우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놀이가 자발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명령에 의한 놀이는 이미 놀이가 아니다. 기껏해야 놀이의 억지 흉내일 뿐이다. 자유라는 본질에 의해서만 놀이는 자연의 진행과정과 구분된다. (...) 어른이나 책임이 있는 인간들에게는 놀이는 도외시해도 무관한 기능이다. 놀이는 여분의 것이기 때문이다. 놀이에 대한 욕구는, 즐거움이 놀이하기를 원하는 한에서만 절실해진다. 놀이는 언제고 연기될 수도 있고 중지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놀이는 물리적 필요가 도덕적 의무로 부과되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놀이는 임무가 전혀 아니다. 


1. 잔소리
 잔소리를 한다는 것은 명령을 내리는 것이며 이로 인해 아이에게 어떤 행위는 의무로 부과된다. 잔소리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격려와 칭찬일까? 

 하지만 이 격려가 보상으로 주어진다면 개인적으로 그리 좋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토플에서 스피킹 시험을 준비하는데 한 교수의 수업의 내용이었다. 아버지는 딸이 피아노를 치는 것이 대견해서 앞으로 피아노를 칠 때마다 10달러 씩 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딸은 더이상 피아노를 치는 것이 이전처럼 즐겁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제 피아노를 치는 것에 대한 순수한 즐거움이 아닌, 의무감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 부모가 아이를 교육하는 방식을 보며 정말 신기했던 것은 쿨리 씨네 집에서 카우치서핑을 했을 때이다. 외동딸인 야엘은 아기천사를 떠올리게 할 만큼 사랑스러웠지만 정말 하는 짓은 미운 3살이었다. 특히 처음 보는 동양인인 나에게 3박 4일 내내 마음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물리 씨와 노아 씨의 반응이 더 인상적이었다.

야엘: 나 혼자 계단 내려갈 수 있어
노아: 그래 내려오렴.
야엘: 저 언니(에바)는 보지 말라 그래.
노아: 에바 씨 미안한데 차 안에서 기다려 줄래요?

 나는 내심 섭섭해하며 차에 먼저 탔다. 이 부모님은 내 체면을 생각하면서 야엘에게 그렇다고 잔소리를 하거나 야단을 치지 않았다. (손님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등.) 대신 차에 타서 "왜 에바 언니랑 안 친해지려고 하는 거야?" 라고 야엘에게 물었다.
야엘은 그저 동양인인 내가 낯설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야엘에게 억지로 "에바 언니랑 놀아." 하지 않고, 야엘의 마음을 이해하고 스스로 마음을 열기까지 다독여주는 부모님의 인내심이 보였다. 결국 마지막 날, 야엘은 자신이 이 닦는 자리에 나를 초대해주었다. (야엘은 정말 친한 사람에게만 자기가 이 닦는 모습을 보여준다.)


2. 여행
 나는 여행이 재미없어 지는 순간을 알고 있다. 관광을 의무감으로 느낄 때이다. 지난 체코 여행 때 나는 시내에서 할 수 있는 수많은 선택권 앞에서 고민하면서 괴로워했다. 나는 내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사실 그 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그저 책을 읽는 것이다. 체코에 와있으면서 움직이지도 않고 한 장소에서 책이나 읽고 있다니. 하지만 나는 그 날 책을 읽어서 무척 행복했다. 이것은 반대로, 여행을 의무감으로 느낄 경우 독서나 공부는 놀이가 아닌 것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나는 세계여행을 하고 싶어하면서도 아주 조심스럽다. 

이스라엘 에일랏의 해질녘

3. 밥 먹기
 밥을 의무적으로 먹는 사람이 있을까? 스모 선수? 음식 빨리 먹기 선수? 식사가 즐거운 것은 그것이 놀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식사를 의무로 여기기 시작했다. 물론 나는 밥을 아주 맛있게 잘 먹는다. 하지만 '이건 맛있는 음식이니 꼭 먹어봐야해.', '이건 몸에 좋은 음식이니 다 먹어야해.'라는 욕심과 '남기면 아까우니 다 먹어야해.'라는 의무감이 있어서 대체로 남들보다 많이 먹게 된다. 정말로 내가 식사를 즐거운 놀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맛을 음미하고,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하며 놀면서 먹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식사의 금액이 나에게 그런 의무감을 더 부여하는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 여느 때처럼 엄마가 맛있게 차려주신 다이어트 식단을 보면서 나는 내 한계효용이 체감했음을 알았다. 여느 때처럼 그 식사가 고맙고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남기면 안된다는 의무감에) 먹었을 뿐이다. 내일은 엄마께 아침을 차려주시지 말라고 해야 겠다. 

엄마가 야채와 과일을 썰고, 후라이팬에 두부를 부쳐주시는 수고의 과정을 내가 당연시 여기면 안 될 것 같다. 요리하기를 별로 즐기지 않는 내 자신에게 과정의 수고를 알려주어야 하니까. 


한국에 귀국한 다음 날 아침 엄마가 차려주신 것. 
행복에 겨워서 먹었던 기억.

4. 글 쓰기
 내가 글을 쓰는 것은 뭐랄까.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한 동안 글을 쓰지 않을 때도 있다. 그저 열심히만 살고 있을 때. 표면적인 것들이 나를 감싸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우스울 때 혹은 반대로 사치로 여겨질 때는 글을 쓰지 않는다. 
 글 쓰기가 나에게는 놀이이기 때문에 나는 내가 글 쓰기를 직업으로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글 쓰는 이로서의 의무감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이것이 가장 두렵다. 
 '책을 낸다' 라는 결정을 내렸을 때 책을 내는 데 수반되는 목적의식이 없었다. 나에게는 오로지 명성, 수익이 되는 수단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반대로 나는 내 글 쓰기를 놀이에서 의무, 목적이 될 정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기사를 쓰는 것보다 블로깅을 하는 것이 그래서 더 즐겁다.)


책이 고플 때 김민준, 이기석 학생이 한국에서 선물로 가져온
책 두 권과 노트 두 권. 저 노란 노트를 특히 내가 얼마나 아꼈는지 모른다.


5. 운동
 어제 생각이 들었다. 요즘 웨어러블 기기가 나오면서 그 날 하루종일 내가 걸은 걸음 수나 시간을 측정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 웨어러블 기기가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내 그만두었다. 내가 그 날의 걸음수나 칼로리를 파악하는 순간 나는 걷는 것을 의무감으로 느끼게 될테니까 말이다.

6. 행복
'행복하다'는 것이 놀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위징아는 목적과 수단이 분리되는 순간 그것은 노동이고, 목적과 수단이 결합하면 놀이가 된다고 말했다. 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수당을 받기 위해 하위징어는 노역 일을 하는 노동자와 모래성을 쌓고 있는 어린 아이를 비교하였다. 
 우리는 어느샌가부터 행복 자체도 목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행복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즉 '안정적인 수익을 받고 가족들과 함께 평안하게 사는 것'을 행복이라고, 그것에 다다르는 것을 의무감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반면 행복이 무엇인지, 직접 탐구해나가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 사람은 모험을 하면서, 때론 실패를 하면서도 행복해할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산다는 것 자체가 이미 놀이이니까. 

알라딘의 창업가, 얀키 마르가리트 씨의 집. 
나는 보인다. 그도, 그의 아들도 자신이 사랑하는 일과
'놀고 있다'는 것이.
얀키 씨가 놀면서 만든 태양열 나무


7. 의무를 주는 것
 우리에게 의무감을 주는 것은 돈과 가정이 아닐까? '놀이'라는 것을 사치라고 여기는 때는 돈과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생길 때일지도 모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돈과 가정이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전제하에서는 그렇다. 그렇다면 돈을, 놀이를 하던 중 엄마가 가져다주는 달콤한 과일이라 생각하는 것은 어떤지? 달콤한 사과를 아삭 한 입 베어 먹고는 이내 내가 집중하던 그 놀이에 다시 빠져버리는 것이다.
 가정 역시 그런지도 모른다. 가족을 내가 부양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이 세상이라는 게임판에서 함께 놀이하는 '플레이어'로 보는 것이다. 
 사실 나는 개별적인 '플레이어'로 길러졌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엄마, 아빠가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아 멋지다, 나는 더 위대한 사람이 되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8. 한계의 역설
내 삶은 그렇게 자유롭지 않아. 나는 약자야. 가난하고, 허약하고, 젊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 <다윗과 골리앗>이다. 이게 위로의 차원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또 나는 엠마가 한 말을 기억한다. "제한시킬수록 창의적이 된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샤밧인 금, 토에는 일을 하지 않는다. TV, 컴퓨터, 핸드폰을 모두 끄고, 전등를 끄고 켜는 것조차 일이니까. 이스라엘 사람들의 모조건적인 '제한'이 그들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만들었는지 모른다. 

샤밧이 되면 이스라엘에는 승용차도, 대중교통도 다니지 않는다.
운전을 절대 금지하는 욤키푸르에는, 이 텅 빈 고속도로 위를
어린 아이들의 자전거가 누비고 다닌다.


나는 이 세상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는가? 


2014년 3월 23일 일요일

[ISUP/ 이스라엘 그녀의 생활기] 텔아비브 유대인들과 샤밧 저녁식사 feat 유대인에 대한 궁금증

금요일 해가 지면, 이스라엘은 잠이 듭니다.
교통이 끊기고, 상점들도 모두 문을 닫습니다.  

유대인들은 이 때부터 일을 하면 안 돼요. 
전자기기 버튼을 눌러서도 안 되고,
전화를 받아서도 안 되고,
운전을 해서도 안 되고,
불을 켜서도 안 되고,
요리를 해서도 안 되고,
글을 써서도 안 됩니다. 
토요일 해가 질때까지요. 


샤밧
Shabbat

 

때는 금요일 오후 2 시

여기는 이스라엘 5년차 아나씨가 추천해준, 
텔아비브 내 제일 쾌적한 소파자리를 제공하는 카페, LOVEAT에요. 

아나씨가 맡아준 구석 자리, 
그리고 커피
(고맙습니다!)

이스라엘에 온지 거의 3달이 되어가는데 처음으로 
카페에 와서 작업을 했어요. 



제 옆자리에 참 재미있는 사람이 앉았어요.
아주 깔끔한 인상의 남자분이었는데,
떠난 자리에 놓고 간
풍선인형..

멋진 아저씨다. 



아나씨가 제 자리를 맡아준다고 하셔서
구두를 사러 잠시 거리로 나왔어요.

화요일 그리고 금요일 오후에는
카멜 마켓 옆으로 이렇게 수공예품 시장이 섭니다.



오늘은 이스라엘에 와서 처음으로, 
가 내린 날이었어요. 
그래서 하늘도 우중충






저녁 8



White City Shabbat 행사에 왔어요. 





 
Dinner Details:
What: White City Shabbat Dinner with Catered Kosher Food, Golan Heights Wine, Naked Sea Gourmet Salt, Whiskey, Arak & A Relaxing Shabbat

White City 
텔아비브를 하얀 도시라고 부른데요. 지붕이 하얀 도시이기 때문이라고. 
Kosher 
유대인들이 고기와 우유를 같이 먹지 않는 것을 뜻해요. 단순한 것 같지만 이것으로 인해서 고기용 식기, 우유용 식기로 나뉜답니다. 제 아는 사람 중에는 우유를 마시면서 맥도날드에 들어갔다가 거의 쫓겨나다시피 했다고 해요..ㅎㅎ 늘 조심!
Shabbat 
- 금요일이라는 히브리어이면서, 유대인들의 주말, 안식일을 지칭해요. 


 
Who: 20's & 30's Young Professional Tel Aviv Internationals, Lone Soldiers, & Israelis Like You
International이라고 써있기에 그런 것이었구나. 
전부 다 영어권 국가였어요. 제가 앉은 테이블은 한 명 빼고 다 미국인. 
캐나다인, 영국인도 있었고요. 

놀라운 것은 영어권 국가의 이 친구들이 대부분 유대인이었으며
이스라엘에 이민을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사회 내에 꼭꼭 숨어있던 유대인들.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나 사실 유대인이야." 할 때가 떠오르네요 ㅎㅎ

Why: What's better than singing, eating and drinking with friends on Shabbat?
When: October 18th8pm, or come earlier at 6:30pm for Kabbalat Shabbat if you wish


 
How: So simple, RSVP above in advance & pay the 70nis with paypal (cash option available)

RSVP는 참석여부를 알려주는 것.
참석비는 70세켈 (22400원. 1세켈 =320원 기준)

Where: The Goren Shul, 20 Modigliani Street (next to Kikar Rabin)



1. 
+ 호무스 외 dip 3 종류 + 방울토마토 샐러드 + 오이토마토 샐러드 

2. 생선요리
가지와 함께 요리했고, 검붉은 소스로 요리했는데 정말 훌륭했어요. 

3. 닭다리와 스니첼
닭다리는 카레같은 소스를 바른 구운 닭, 
스니첼은 돈가스같은 거에요. 
+ 건포도와 볶은 밥 + 감자요리 + 삶은 야채

4. 후식
지렁이 젤리와 크래커, 통크, 체리젤리, 초콜릿 공 같은 것

5. 음료
Hernan 와인, 위스키



식사시간이 되자,
키파를 쓴 한 유대인이 큰 소리로 식사시작을 알리고, 
다함께 기립하여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채원: 스타브, 샤밧에 일을 하지 않으면,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아?
스탐: 글쎄. 내 인생동안 계속 해온 것이라 별로.

: 왜 남자들은 키파를 쓰는거야?
: 하나님께서 항상 내 머리 위에 있음을 기억하는 거지. 

: 유대인 남자는 왜 허리춤에 긴 줄을 차고 다니는 거야?
: 옛날에 네 모서리마다 줄을 매달곤 했거든. 요즘에는 하지 않지만. 그것을 기억하기 위함이지. 

: 스탐, 페이스북에 너 친구추가하고 싶어.
: 미안. 나 전자기기 버튼을 누를 수가 없어. 오늘은 샤밧이라 일을 하면 안 되거든. 내가 스펠링을 불러줄테니 네가 찾아봐 줄래? 
: 헉.. 응 그래 ㅎㅎ


식사가 끝나갈 무렵
모두의 주목 속에 
한 유대인 할아버지가 걸어나오셨어요. 
이 분께서 말씀하실 때 온 좌석이 잠잠해졌습니다.  

우리 식탁에서 당시에 초콜릿 과자를 두고 나쁜 농담을 하고 있어서 잘 못들었는데
마지막 말씀은 
교황에 관련한 농담이었어요. 

"교황님이 운전사가 너무 느리게 운전하니까
본인이 120km/h를 밟으면서 운전하다가 속도위반으로 경찰에 걸린겁니다. 
경찰청장이 물었습니다.
누구이길래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는거야?
시장이냐? 아니요. 더 높습니다.
장관이냐? 아니요. 더 높아요.
대통령이냐? 아니요.
오바마? 아니요. 더 높아요. 
교황이었어요!"

이 썰렁한 농담에 우리 식탁 애들 표정이 안 좋아졌어요.
결국 유대인들은 샤밧에 운전을 하지 않는데
교황은 운전을 하다가 속도위반으로 걸린다는 것을 비꼬는 농담이었네요. 






이 유대교도 샤밧 저녁식사는 앞으로 오지 않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ㅎㅎ

 
저의 이스라엘 & Startup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놀러오세요!

2014년 1월 18일 토요일

[ISUP/ 이스라엘 그녀의 생존기] 샤밧 in 예루살렘


예루살렘
Jerusalem


교회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오순이 닮은 개가 김치를 노리고 있다.


빅토리아교회 옆에 있는 이 카페.

프레스캇과 예배를 드리고 나서
여기서 인터뷰 전 회의를 했다.
그는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쥬스를 마셨다.
나는 카푸치노 - 언제나 처럼
프레스캇은 손이 시린지 연신 손을 호 불었다.




인터뷰 전 이야기를 끝내고 바깥에 나가 인터뷰를 하기 전.
그가 내 노트북, 노트, 내 초록펜을 들어주었다.

프레스캇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준 저 아가씨가 고마웠는지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나의 50번째 인터뷰의 주인공, 
OurCrowd 벤처캐피탈의
프레스캇 왓슨.

설마 한인교회까지 택시를 타고 와줄까 했는데
그는 정말 와주었다.
게다가 내가 소개해주는 모든 사람들과
정말 쾌활하게 대화를 했다.

프레스캇은 알고보니 나보다 한 살이 어렸다.



카페에서 4시까지 일을 했다.
메일을 쓰고,
세림씨랑 영상회의도 하고,
카우치서핑 프로필도 업데이트 하고.
카페 있는 내내 정말 추웠다.


언니야랑 한 컷 :)
나는 현정언니 저 입꼬리가 정말 귀엽다


히브리대학교로 가다가 만난 경치~


해가 지고 있다.
우리는 이대로 예루살렘 CBS를 향해 걸었다.

아직 트램이 다닐 시간이 아니기에,
또 버스도 아직 없기 때문에 걷기 시작한 것이었다.

큰 길에 나와서는 트램 선로를 따라 걸었다.
나는 솔직한 내 근황을 언니에게 털어놓았다.


나는 손이 시렸다.
그래도 손을 씻지 않은 그 찝찝함 때문에 그 손을 어찌하지도 못했다.
(나는 깨끗한 손에 대한 뭔가 있다.
손이 깨끗하지 않으면 아무리 손시려도 장갑도 안 끼는 주의니까.)
가는 길에 사진을 찍지 않은 것도 그 이유다.
하지만 내가 결국 아이패드를 들게 한 것은,

다메섹 문 앞에서 만난 잘생긴 말.
나는 말이 참 좋다.
내가 말띠이니까.
요즘 삼국지를 읽고 있어서 그런지 안장이 올려진 이 말이 더더욱 탐이 났다.
이대로 이 말을 타고 예루살렘 CBS까지 나를 데려다 달라고 말했다.
아무 말도 없었다.

Grace 말을 사려면 2~3천만원이 든데. 차 한 대 값.
Eva 그래도 살거야. 나중에 돈 많이 벌면 꼭. 


배가 고팠다.
아니 배 고프기보다 너무나 지쳐있었다.
언니가 사준 밤바.
땅콩카라멜 맛이 나는 과자다.
언니야랑 엄청 맛있게 나눠먹었다.


정말로, 카페를 나온 4시에서 6시 30분에 트램을 타기 까지 우리는 2시간을 걸었다.
나는 구두인데다,
옆으로 메는 가방인데다,
안에 맥북도 들어있어서
고난 끝에 탄 이 첫 트램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내가 티켓을 사려고 했는데 아무리 카드를 넣고 해봐도 안 되서
결국 우리는 무임승차를 했다.
죄송합니다~

Grace 이러다 우리 차표 검사하러오면 어떡하지?
Eva 아니야. 하나님이 봐주실 것 같아. 왜냐하면..ㅎㅎ (하나님과 나의 비밀이 있다. 그 날의.)


마침내 7시 되기 23분 전에 CBS도착!
아아 이 감격!


좋아 죽겠다 ㅎㅎ


나는 정말 돈이 한 푼도 없었다. 
700원 밖에 없었던 것 같다. 
2세켈과 0.10세켈 여러 개.
2세켈은 화장실 가는 언니에게 줬다.

현정언니가 저 핫도그를 사줬다.
언니야 고마워 :)
나중에 버스를 타서 알게 된 것은
우리 핫도그가 바뀌었다는 것.

내 핫도그에는 당근, 토마토, 가지, 토마토소스이고,
언니 것은 보라색 양배추, 호무스, 토마토 소스, 케찹인데
바꿔가져 간 것이다.

세상에 배가 어찌나 고팠는지
가는 버스에서 저 핫도그를 얼마나 맛나게 먹었는지 모른다.
버스는 불을 끄고 달렸고,
나는 핫도그 봉지는 예쁘게 개고 난뒤,
코 잠이 들었다. 



2013년 11월 30일 토요일

[ISUP/ 이스라엘 생활기] 유대인의 명절 하누카 넷째날 이야기

하누카
Hanukkah


때는 오후 2시.
칼튼 호텔에서 회의가 있어서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노래에 맞춰 다같이 춤추는 이스라엘 사람들.
전혀 춤추는 것 같지 않지만 똑같은 안무를 추고 있었어요.

가운데 있는 여자분은 분명 예순이 넘으신 분 같은데,
옷차림은 아가씨죠?
이스라엘은 그렇습니다.
자신이 원한다면
나이는 상관없어요 :)



칼튼 호텔 로비에서는 하누카 넷째날을 맞아,
사람들이 갑자기 모여들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해가 지기 시작하고, 밤이 되어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하누카ח;נ;ו;כ;ה는 히브리어로 봉헌dedication이라는 뜻이에요.
모여있는 사람들을 보면 남자는 키파를 쓰고 하얀 셔츠를 입었으며,
여자들은 머리에 두건을 쓰고 긴 치마를 입은 것을 보아 정통유대인임을 알 수 있어요.

뒤에 웨이터가 쟁반에 도넛을 가득 들고 있어요.
따끈따끈 해서 다들 맛있게 나눠먹었습니다. :)


대표님께서 사주신 홍합요리.
홍합에 화이트 와인과 야채를 넣어 만든 요리인데
무려 95세켈 (30400원. 1세켈 =320원 기준)
대표님 고맙습니다 :)
저 감자도 바삭하니 잘 구워져있었어요.
빨갛고 동그란 것은 방울토마토입니다.


이 음식점의 음식이 대체로 괜찮았어요.
비싸긴 했지만 대표님도 상미씨도
연어 구이나 새우 오징어 요리를 무척 맛있게 드셨거든요.
식사 후에 저희는 바닷가 옆의 야외 테라스에 앉아서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저희가 시킨 커피가 나왔어요.

따뜻한 커피와
연신 끝이지 않는 웃음
좋은 사람들.

회의 후에 다시 자전거를 타고 칼튼 호텔로~
자전거를 타면서 느낍니다.
아 행복하다. 즐겁다.

대표님, 그리고 상미 씨와 함께
식사겸 업무겸 텔아비브에서 보낸 하누카였습니다만
정말 훈훈한 하루였습니다. :)


2013년 11월 23일 토요일

[ISUP/ 이스라엘 생활기] 어느 안식일. 그녀가 샤밧을 보내는 법


어느 안식일
One Shabbat day


카멜 마켓 옆에, 금요일이면 수공예 시장이 열리거든요.
거기서 한 인디헤나가
El condor pasa를 연주하고 있었어요.

팬파이프 소리인 줄 알고 다가갔는데
피리를 불고 있는 것이었어요.

고향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에콰도르...
그리고 페루.


디진고프 Castro앞.
한 남자가 미친 듯이 드럼을 연주하고 있었어요.
정말로 제대로 거지컨셉이었습니다.

육식남같은 차림새에
빈 깡통과 페인트통.

오로지 스피커와 그 남자의 드럼 실력만이
최고를 달릴 뿐.

그는 마이클잭슨의 Billy Jean을 연주하고 있었어요.
정말 엄청난 파워로 연주를 했고,
연주 내내 절대로 고개를 들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신기하게 바라보다
그의 모자에 돈을 넣어주고 갔어요.
동정으로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명백히 존경으로, 그의 실력에 대한 인정으로
넣어주는 것이 너무나 명백했습니다.


그는 한 순간도 드럼소리가 끊기지 않도록
한 손으로 핸드폰을 집어 다른 노래를 틀었어요.
저는 그의 연주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그 날 처음으로 웃음을 보였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의 연주를 동영상으로 찍을까 하다가 그만두었어요.
그 두 곡을 마지막으로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가까이 선 남자가 돈을 모자 안에 넣었고,
이 천재드러머는 그와 악수를 하고 자기 명함을 건냈어요.
드러머는 제가 두 곡 내내 서있었던 것을 아는지
저에게 약간 고개를 숙여 인사했어요.
아쉽게도 지갑이 없어서 그에게 돈을 건내지 못했어요.
아아 정말 그의 명함을 받고 싶었는데.
그런데 왠지 그가 다시 이 자리에서 드럼을 칠거라는
묘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디진고프 거리의 분수대.


149번 버스 기다리면서 아이패드를 켰는데 잘못 찍힌 것. 
레깅스에 구멍이 났네요. 

저는 버스를 타고 Kfar Sava
크파르 사바에 갑니다. 
거기에 현정언니가 살거든요.
언니는 이제 제 친언니라 부를만큼, 투명한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느새 언니랑 매주 샤밧을 같이 보내고 있어요. 


현정언니랑 제가 만든
카레볶음밥,(당근, 양파, 감자 나중에 밥 + 카레가루)
된장찌개, (멸치로 육수를 내고 된장, 고추장을 풀고, 당근, 양파, 고추, 다진마늘을 넣었어요. 언니가 엄청 오래 끓이더니 결국 엄청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였어요.)
감자 볶음, (감자, 양파를 얇게 썰고, 간장으로 간을 했어요.)
달걀토마토 입니다. (중국 요리인데, 달걀지단을 부치듯 달걀물을 부어서 아래에 달걀이 굳고 위쪽은 물일 때 저어가며 스크램블을 만들기 시작해요. 그리고 나서 토마토를 넣고, 간장으로 간을 해가며 살살 볶아주면 돼요.)

거기다 사모님이
할라 빵과 포도주스도 사오셔서
더더욱 풍성한 샤밧 저녁상이 되었습니다.

선교사님께서 할라 빵과 포도주스를 축복해주시고
저녁식사가 시작되었어요.
어찌나 맛있던지.
다같이 먹어서, 그리고 언니랑 제가 함께 저녁을 준비해서 그런지
더더욱 맛있었어요.

저녁을 먹고 나서 선교사님께서
여러가지를 파기를 좋아하는 창의적인 사람은 고고학을 하면 아주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특히나 이스라엘은 그런 유물이 더욱 많이 나오거든요.

한국의 경우에는 목재건물인데다가 기후가 워낙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유실되고 손상된 문화재가 많은데
이스라엘의 경우에는 돌이 워낙 많아서 돌로 건물을 짓고,
기후가 연중 내내 덥고 건조하기 때문에 별로 손상될 염려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과거에 쓰였던 양피지 문서가 아직까지 보존되어
발견되기도 했다고 해요.

이후 언니랑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집에 돌아오니 11시.

언니가 자기의 도톰한 바지를 빌려주어 따뜻하게 잠자리에 누웠어요.

빌 게이츠 동화책을 읽고

기도를 하고,

우린 잠자리에 들었어요.

편안한 샤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