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Austria
어젯밤 데이빗 아저씨네 방명록 쓴 것.
아저씨는 저 자세로 누워서 TV를 보고 있었어요.
그 위에 앉은 집시.
데이빗 아저씨는 캐나다에서 7년을 살았으며,
인디안과는 1년을 살았지요.
요리사, 와인 & 승마 가이드를 하기도 하고,
자기 집 야채 농장에서 작은 야채 가게를 열기도 했지요.
체리 나무는 본인이 직접 따다 팔다가 힘들어서
가격을 낮추고 고객이 직접 따가게 하기도 했다고 :)
아아 정말 너무나 편하게 잤어요.
데이빗 아저씨네 집은 호스텔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카우치서핑에 특화된 집이었어요.
에어비앤비도 하신다고 해요.
이 환상적인 방 안에서 참 편하게 잘 잤습니다.
아침 7시 40분에 집을 나오면서.
뭐랄까. 모나리자 같네요.
아저씨는 세르비아의 이발사같고.
뒤의 저 독수리는 아저씨가 직접 디자인 한 것입니다.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를 탔는데,
오오 정말 최고였어요!
이거 뭐 완전히 비행기 서비스 수준.
Crazy, Stupid, Love를 봤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라이언 고슬링 :)
체코
Czech Republic
체코 프라하 도착.
여기가 어디냐구요?
화장실.
뭐 화장실을 찍느냐고 물으실 수도 있지만,
처음으로 돈을 내고 유럽 화장실을 써보는 것이라서
정말이지 사진이라도 찍어야 할 것 같고,
둘째로, 정말이지 화장실을 촌스러운듯
아기자기 꾸며놓은 게 귀엽기도 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손을 말리면서 프라하 지도와 관광지 확인.
화장실에 들어가는 5코로나를 지불한 곳.
체코는요,
제 13살의 추억을 간직한 곳입니다.
6학년 2학기 때 우진아 선생님께서 세계의 한 나라를 선택해서
소책자를 만들라고 하셨고,
저는 이름이 예쁜 체코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제 이름 중에서도 '채'자를 좋아하거든요.)
소책자의 커버를
베개 모양으로 테두리를 만들고,
수놓은 것 처럼 체코 국기를 그려넣고,
가격으로 무한대라고 표시를 했는데,
선생님은 그것을 공짜로 읽으시면서 강단에서 아이들에게 소개하셔서
자리에 앉은 저는 그 때 당황했습니다.
지금, 그 나라에 와있네요.
이 작은 커피 수레가
너무나 체코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 같아서 찍었어요.
작고 아름답고, 소박한 체코.
저의 체코 방황기
1. 저는 트램 52번을 기다리면서 일기를 썼어요.
오메르, 데이빗 아저씨에게 제대로 보답을 못한 것 같다는 생각에
자꾸 마음에 걸렸습니다.
뒤돌아보니 저는 Taker가 되있었는데,
조금씩 Give하는 연습을 해나가야 겠다고 다짐했어요.
30분 간 일기를 쓰는데 도무지 52번 트램이 안 와서 머리 긴 할아버지께 여쭤보니
52번은 밤에 운행하는 트램이었습니다.
2. 저는 다시 버스터미널로 돌아가,
인포메이션 센터로 들어가서 제가 카우치서핑 집에 찾아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어요.
배가 슬슬 고파서
지하철 역 안에서 빵집에 들어왔어요.
후보 가게 3개를 모두 훑어 본 저는
맨 처음 보았던 이 가게로 돌아왔습니다.
24세켈짜리 왼쪽 위의 사과 파이를 사먹었는데,
빵은 별로 없고 속만 많이 들어서
좀 달았습니다.
다음 부터는 샌드위치를!
저도 참.
3. 지하철을 잘못 내려서 이상한 정거장에서 두리번거렸어요.
다시 지하철을 타러 가는 무거운 발걸음.
4. 지하철 종점에서 내렸어요.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이 때 저는 철학콘서트의 호메로스를 읽고 있었고,
서양의 '정확성'에 대한 개념이
호메로스의 잔혹한 전쟁에 대한 상세한 묘사에 그 근원이 있을 것이라는
대목에 매료되었습니다.
저는 '정확성'이 부족한, 매우 주관적인 사람이거든요.
5. 버스 종점에서 내렸어요.
음침한 마을.
여기는 프라하의 끝자락, 경계선입니다.
다리를 저는 여자는 영어를 할 줄 몰랐습니다.
담배를 문 여자는 저에게 한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6. 토마스의 집으로 추정되는 건물 밑의
미용실에 들어갔습니다.
이 미용실을 만나게 될 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요즘에 미용실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다녔기에
끌어당기게 된 것 같습니다.
미용실 아줌마가 토마스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윽고 토마스가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토마스는 오늘이 21번째 생일이라 프라하로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습니다.
저는 폴란드의 여행기자, 토마스의 엄마랑 거실에 있습니다.
유카타를 입은 이 아저씨는 마틴.
폴란드인 여행기자 입니다.
그는 모로코 여행을 다녀온 뒤
제네바 - 프라하 - 바르샤바로 돌아갔다가
다시 시카고 - 하와이로 갈 예정이래요.
아니, 왜 모로코 - 바르샤바로 하지않았어요?
물으니 지폐 만지는 시늉을 하는 마틴 아저씨.
하하 참 대단한 아저씨.
마틴 아저씨는 난쟁이 같은 특유의 목소리가 있어요.
토마스의 엄마는 빨간 머리의
아름다운 분입니다.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고무공 위에 다소곳이 앉아
하키경기를 지켜봅니다.
아아 체코 방송에서는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을 절대 다루어주지 않는군요.
얼마나 안타깝게 1시간 동안 인터넷을 뒤졌는지 모릅니다.
내일은 누군가 유튜브에 올려주었기를.
마틴 씨가 고른 영화인데
좀 이상한 영화입니다.
14세기의 수도자들의 영화인 것 같은데
잔인한 장기들이 나오고,
불바다가 나오고,
수도자들이 흑인 여자를 괴롭히는 내용이 나오는.
장미라는 이름.
이라는 영화래요.
오늘은 무려 영화 세 편을 보았군요.
이제 12시인데, 기사를 마저 쓰고 자야겠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