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여인을 그리다
Today I drew a yellow woman, and thought, probably I'm Leonardo Davinchi.
추운 사무실 안에서 차가운 손끝으로 타자를 두드립니다. 하지만 30분 전에 먹은 토마토 북어국과 멸치반찬에 먹은 따뜻한 밥 덕분에 뜨뜻한 배를 안고 허리를 꼿꼿이 편 채로 글을 씁니다. 죄송해요, 오늘 작정하고 제 이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로 인해, 제 자신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거든요. 오늘 Painting 수업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노오란 여인을 그리고 왔어요. 그 4시간의 이야기에 대해 차근차근 들려드릴게요.
오늘 아무런 일정도 없었어요. 엄마가 상하이에 오셔서 같이 관광하게 될 줄 알았는데, 패키지 여행으로 그것도 제가 사는 집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호텔에 머무르시거든요. 엄마 말로는 제가 주말에도 일하는 줄 아셨답니다. (뭐야, 네 아빠는 토요일에도 일하시더만.) 결국 이번 주말도 유채원이랑 놀게 되었습니다.
밋업을 한 번 가고 싶던 터라, 오늘 있는 밋업 목록을 보다가 Painting 밋업이 있었습니다. 진짜 이 밋업에 참석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실제 밋업에서 사람들이 Painting하는 모습이 예쁘게 사진에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가격은 52$. 내가 그린 그림을 가져갈 수 있고, 사진도 찍어주고, 커피도 주고.. 이런 요소들이 저를 움직였습니다. (저는 사진에 집착이라 할 만큼, 큰 중요성을 두거든요.) 이 밋업에 꼭 가야겠다 싶었습니다.
Changing Rd역에서 내려서 세 사람에게 길을 물어서 가까스로 밋업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메이는 저를 친절하게 맞으며 먼저 따라 그리고 싶은 그림을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70장 정도의 그림더미가 폴더에 꽂혀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그리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그리는 것인 줄 알았는데 모두들 견본을 보고 그리는 형태였습니다.
저는 오기 전부터 노란색을 많이 써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옷을 사도 노란색을 꼭 생각하고 싶다고 나가서는, 늘 노란색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 다른 색 옷을 사오기 때문에 오늘 유독 옷장에 가득 들어찬 검은 계열의 옷들이 답답했거든요. 그래서 그림을 그릴 때는 노란색을 많이 쓰리라 생각해놓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많은 그림들 중에서 노란 색이 많이 쓰는 풍경화, 그리고 노오란 여인의 초상화를 골라두었다가 노오란 여인을 선택했습니다.
메이: 음? 너 처음 온 건데 이 그림은 너무 어렵지 않을까? 색깔이 무척 다양하잖아.
에바: 그래도 노란색이 많이 들어가고, 꼭 사람을 그리고 싶어서. 잘 보면 스케치는 단순한 편이야.
저는 한 수염난 흑인 옆에 앉았습니다. 이젤에 걸친 하얀 캔버스를 앞에 두고 손에는 지우개, 연필이 쥐어졌습니다. 제가 선택한 그림을 다시보니, 제가 최근에 찍은 프로필 사진처럼 여인은 진지한 표정의 옆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무의식 중에 그림에 자신을 내면화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메이: 자, 그림을 봐. 이 여인의 구도를 볼 때 세로로는 1:1:1로 나누고, 가로로는 1:5:1로 나누면 좋겠다.
'아, 그림도 막 그리는 게 아니고 이렇게 처음에 구도를 정하는구나.' 저는 여인을 스케치북에 스케치했습니다.
유나는 제가 스케치한 눈의 위치를 재조정 해주었습니다.
유나: 자, 이제 쓰지 않은 선들은 지우개로 지우면 돼.
저는 쓰지 않을 선들을 지웠습니다. 그 때
메이: 지우개로 지울 필요 없어. 어차피 물감을 씌울 거잖아.
저는 큰 붓과 작은 붓을 하나씩 고르고 팔레트에 물감을 짰습니다. 치약만큼 큰 물감에서 흰 색, 노란 색을 짜고, 손가락만한 작은 물감에서 검정, 빨강, 초록, 파랑, 황토색을 짰습니다. 메이가 신문지와 종이컵에 담긴 오일을 갖다주었습니다.
에바: 음, 붓이 빳빳한데 물에 풀어야 하지 않을까?
메이: 아니야. 오일페인팅은 물이 필요없어. 신문지랑 오일만 쓰는 거야.
저는 하얀색, 노란색, 그리고 살색으로 먼저 칠을 했습니다. 이렇게 혼자서만 하다가 일을 그르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이가 주변에 제가 물어볼 수 있는 전문가들을 몇 사람 소개해주었는데 이렇게 혼자 자신감에 넘쳐했다가는 많이 못 배울 것 같았습니다. 오늘이 첫 날인만큼 도움을 청하자 싶어, 제 앞으로 유나가 지나갈 때 유나를 붙잡았습니다.
유나: 이런, 붓이 딱딱하네. 오일에다가 이런 식으로 붓을 부드럽게 하면 돼.
유나는 빨간 색 부분을 칠해주었습니다. 눈 부분의 빨간 물감과 눈가의 살색 물감을 섞는 것도 시범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유나: 그 다음에 머리칼을 칠하면 되겠네. 검정색 + 초록색을 섞어 짙은 초록을 만들면 되겠어.
저는 그냥 검은 색인 줄 알았는데 정말 다시 보니 김처럼 푸른 기가 있는 검정색이었습니다. 저는 검정색과 초록을 섰어 머리칼을 칠했습니다. 그러던 사이 메이는 다른 일이 있다며 인사를 하고는 사라졌습니다. 이제 정말 캔버스와 저만의 시간이었습니다.
페인팅은 정말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제 성격과 아주 잘 맞았습니다. '완전히' 혹은 '절대'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우연히 잘못 붓을 댄 부분은 원래의 색과 섞여 더 극적인 색깔 배치를 만들어냈습니다. 과감하게 여러 곳에 묻혀둔 빨강, 초록은 나중에 자연스럽게 원래 있어야 할 색들 - 살색, 상아색들과 멋지게 어울렸습니다. 세심한 붓터치를 하는 사람이 보면 '저렇게 폭력적이게 붓을 다룰 수가!' 하고 기겁할 만큼 대담하게 푹푹 팔레트에 물감을 묻히고는 그림에도 똑같이 푹푹 찍어대기도 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데 그 사람 성격이 드러난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습니다. 일단 지르고 보는 제 성격대로 제 그림에는 '반드시 이래야 해!' 고정관념이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견본이라는 목적지로 향하는 데 있어서 그 과정은 제 마음대로 해나갈 수 있다는 게 즐거웠습니다. 그 때 유나가 저랑 흑인 친구에게 다가왔습니다.
유나: 자, 이 시점에서 멀리서 그림을 한 번 들여다 봐. 분명 가까이서는 볼 수 없던 부분이 보일 테니까.
저는 멀찌감치 서서 제 그림을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견본에는 극적으로 표현된 초록색 그림자가 제 그림에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간혹 멀리 떨어져서 보는 것이 도움이 되는 구나 싶었습니다. 초록색 부분을 더한 다음, 이제 정말 디테일 이외에는 다 된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쯤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했습니다. 제 손은 물감으로 더러워진 상태였습니다. 제 스웨터에도 초록 물감이 묻었습니다. 하지만 '영광의 자국'인 마냥 저는 그게 좋았습니다. 어린 아이가 흙장난을 하듯이 마음껏 더러워지는 것이 기분 좋았습니다.
저는 물감 묻지 않는 손등으로 버튼을 눌러 종이컵을 하나 쥐고는 커피를 내렸습니다. 거품이 올라간 커피는, 그것도 일의 상당부분을 끝내고 나서 그 다음 단계에 이르기 전에 마시는 지라 더더욱 맛있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손이 바쁘기 때문에 눈이 그동안 할 일이 없었습니다. 저는 제 맞은편에서 그림을 그리는 여자애 옆에 앉았습니다. 풍경화를 그리는 이 여자애의 그림은 정말 섬세함 그 자체였습니다. 사각형 팔레트를 물감들로 얼마나 요령있게 자리 배치를 하는지 보고 놀랐습니다. 물감을 세세하게 섞어 새로운 공간에 자리를 만드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제 팔레트는 그야말로 재래시장인 반면, 이 친구의 팔레트는 백화점 1층의 스카프 매장 같았습니다. 그 때 유나가 캔버스로 다가왔고, 저는 후닥닥 제 캔버스 앞에 앉았습니다.
에바: 이제 디테일에 들어가도 될 것 같아.
유나: 응, 눈코입부터 하는 게 좋겠는데.
유나는 디테일 붓을 두 자루 가져왔습니다. 세밀한 붓으로 검은색을 묻혀 유나는 과감하게 눈을 그렸습니다. 그 다음 두터운 붓을 세워서 강한 선을 강조했습니다. 유나가 그린 눈을 보고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나중에 눈썹도 한 선을 실수했습니다. 하지만 유나는 능숙하게 틀린 선에 살색 덧칠을 했습니다.
유나: 자 나머지는 네가 그리면 되겠다. 아, 그리고 눈알을 잘 보면 완전히 흰 색이 아니고, 하양+초록이야.
유나가 가고 나서 저는 눈, 코, 입을 마저 그렸습니다. 유나가 그린 눈에 하얀 동공을 그리고 나니 비로소 마음에 들었습니다. 노오란 여인의 입술은 아주 도톰하니 매력적이었습니다. 제가 그린 입술은 그에 미치지 못했지만 일단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저는 덤불도 그리고, 여인의 옷에 주황색 무늬도 넣었습니다. 작은 붓을 쓰니 더 재미있었습니다. 세심하게 선을 그리다가도 그 주변의 색깔과 오묘한 섞임을 연출하고. 그림도 거의 완성되었습니다. 유나가 다가왔습니다. 유나는 제가 포착하지 못했던, 그림자진 얼굴 부분에 초록색 명암을 더 넣어주고, 얼굴 전체적으로 주황색 + 갈색을 더해 입체감을 더해주었습니다. 제가 부족한 부분이었습니다. 유나는 입술도 파랑과 하양으로 멋지게 연출해냈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얼굴은 거의 완성했다고 주변 디테일에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유나는 주인공의 얼굴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 이 그림의 메인은 이 여인이지.'
유나: 자, 다 된 것 같은데? 이제 네 이름을 싸인할래?
저는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하얀 붓으로 끄투머리에 EVA라고 썼습니다. 그림에 비해 제 글자체가 무척 어린아이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직 더 신경 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붓을 들어 노란 꽃 점들을 찍고, 입술 부분의 붓터치가 마음에 안 들어 다시 입술의 질감을 바로 잡았습니다. 그림의 마지막에는 제 중지에 묻은 하얀색으로 이곳저곳 색을 섞으며 부드럽게 다듬었습니다. 중지가 군인옷 색깔이 되었을 때에야 저는 마침내 완성했다고 생각이 들어 손을 뗐습니다.
저는 주변의 여자애에게 제가 그린 그림과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아아, 그 행복감은, 뿌듯함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유나가 매주 일요일 2시 ~ 6시에 이렇게 그림을 그린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다음 주에도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정말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상하이라는 이 장소가 제 자아실현의 장이 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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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어릴 적 꿈은 화가였습니다. 자기의 꿈을 그려보세요, 하면 늘 한 손에 팔레트를 들고, 머리에는 프랑스식 베레모를 쓰고, 허리에는 앞치마를 두르고, 이젤의 캔버스 앞에 선 한 여인을 그렸다. 6학년까지도 그렇게 그렸습니다.
하지만 5학년 때 화가라는 꿈이 무너진 계기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1년 6개월 살다가 서울 혜화 초등학교에 전학왔습니다. 미술 시간에 수채화로 정물화를 그려야 했습니다. 저는 눈 앞에 보이는 물통과 노란 국화꽃, 컵을 정말 충실하게 그려 색칠을 했습니다. '정말 이보다 더 잘할 수가 없어' 하면서 일어나 친구들 것을 보러 다녔습니다.
우리 반에서 그림을 제일 잘 그리기로 소문난 키 큰 윤지혜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그림을 보고서... 저는 화가의 꿈을 접었습니다. 그림그리는 친구가 으레 그렇듯 차분하고 얌전하게 혹은 태연하게 붓놀림을 하고 있었는데, 그 그림은... 정말 깊이있는 명암과 붓터치가 어우러진, 객관적으로 '잘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수채화 같은 것 배워 본 적 없습니다. 뎃생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미술학원이 지겨워 그만 두었습니다. 그렇게 화가라는 꿈과 멀어졌습니다.
그림을 다시 가까이 하게 된 것은,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림 비슷한 것을 가까이하게 된 것은 정연이를 만나면서부터 였습니다. 고2때 만난 정연이와 단짝이되었는데, 정연이는 그 때 미대 입시 준비를 하면서 미술학원에 다녔습니다. (정연이 아버지께서 일하시는 사무실 자리에서 잘 보이는 곳에 정연이가 그린 양 그림이 걸려있었습니다. 정연이 동생 상수가 말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연필로 이렇게 살아있는 듯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거지.')
문학시간에 한 번은 친구를 캐리커쳐 해보라는 활동이 있었습니다. 제가 정연이를 캐리커쳐했는데, 정연이가 처음에는 "야, 이거 뭐야!"하면서 제 그림을 고치려고 들었습니다. 아무리봐도 제 눈에는 정연이랑 똑 닮았는데. 특유의 똥머리, 강렬한 눈, 삼각형 얼굴, 몸매가 드러나는 교복 상의와 약간 도톰한 종아리까지.
며칠 뒤, 정연이 아버지 생신이 왔습니다. 정연이는 아버지와 자기 자신을 그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마치, 조종사에게 양을 그려달라고 말하는 어린왕자처럼 단호하고 진지했습니다.
정연: 유채, 우리 아부지랑 영상통화했었잖아. 나랑 우리 아부지 좀 그려줘.
유채: 야, 네가 나보다 더 잘 그리잖아!
정연: 그 때 네가 그린 캐리커쳐가 어이없긴 했었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내 특징을 잘 잡아냈었거든. 부탁해.
그 이후로도 정연이는 자주, 자기 캐리커쳐를 꼭 저에게 그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새로 산 연습장의 표지에, 혹은 자주 들여다봐야 하는 유인물 뭉치의 표지에.
저는 늘 귀찮다고 하면서도 정연이를 실망시키지 않게끔, 결국은 그려주었습니다. 그 과정이 그리 즐겁지는 않았지만, 기뻐하는 정연이를 보면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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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주일에 한 번은 그림을 그리게 될 생각에 마음이 들떴습니다. 그리고 싶은 것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저희 회사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TECHNODE라는 마크나, 우리 회사 직원들이나. 왜냐하면, 그만큼 제가 회사를 사랑하거든요.
그리고 제 자화상이 그리고 싶었습니다. 우리 가족도 그리고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차례로 그려가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은 내가 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1 제 생일에 당시 영상고에 다니고 있던 예진이가 뎃생으로 제 초상화를 그려 가운데를 리본으로 묶어 저에게 주었었습니다. 새벽 4시까지 그렸다는 그 그림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2015년 1월 31일입니다. 제가 그림을 그만 두었던 시점은 2001년 9월입니다. 14년이 흐른 뒤 저는 다시 붓을 잡았습니다. 문득, 영화 <노트북>이 생각납니다.
노아의 집에 온 레이첼은 자신을 위해 마련해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방이 있는 것을 보고 무척 감동했습니다. 이른 아침, 나체에 담요를 뒤집어쓰고, 나무를 그리는 레이첼. 그리고 그 날 오후.
노아: What do you want?
노아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레이첼에게 묻지만, 레이첼은 대답하지 못하고 차를 타고 그에게서 멀어집니다. 그리고 다음 날, 결국 두 손에 한 가득 짐을 들고 멀리서 부터 걸어오는 레이첼. 그리고 그런 레이첼을 웃으며 바라보는 노아.
저는 상하이라는, 노아의 집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일은 '표현'하는 일이고, 저는 이제 점점 더 이 일들을 잘할 수 있도록 2015년이라는 캔버스에 어렴풋이 그려진 스케치에 열심히 덧칠을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사람은 서양에서는 레오나드로 다빈치, 한국에서는 세종대왕입니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한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전인적인 업적을 세운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다빈치는 뛰어난 화가, 과학자, 발명가였으며, 세종대왕은 한글 뿐만이 아니라 장영실과 같은 발명가를 등용할 줄 알았고, 경석이라는 악기를 만드는 데도 지원해주었어요. 정말 팔방미인이었던 사람들이지요.
저도 다빈치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런 다양한 분야가 서로 무관한 것이 아닙니다. 가령,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제가 기사를 쓰는 과정에도 반영될 것 같아요. 다만 유나라는 가이드가 제 옆에 없기 때문에 스스로 그런 가이드가 있는 것처럼 제가 스스로를 콕콕 찔러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