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가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
모아이
작년부터 쭉 태국에 너무나 가고 싶었어요.
가장 큰 이유는 해외봉사를 하면서 모아이, 사이마이가 태국사람이기 때문.
태국에 가서 가장 하고 싶은 것도,
그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었어요.
사이마이는 연락이 되질 않았지만
모아이는 연락이 되어
태국의 마지막 날,
2시 30분, Chit Lom 역전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오후 3시 18분 6초
바네사는 저를 땡볕아래 48분 기다리게 한 게 미안한지
시원한 패션프루트 주스를 사가지고 왔어요.
이 주스는 6시간 뒤
제가 방콕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면서
검색관 바로 앞에서 이 주스를 원샷하는
계기를 만들지요.
귀여운 가디건을 입은 게 바네사 (태국이름이 모아이)
옆에는 바네사 친구 카타리나
매우 더웠던 우리는
mercury의 한 카페에 들어갔어요.
바네사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 뉴욕 치즈케이크를 사주었고,
우리의 깨알수다는 시작됐습니다. (실은 심각한 얘기를 한 시간이 더 길었으나 요것은 생략.)
바네사, 안 더워? 왜 긴팔을 입었어?
살갗이 타지 않게.
간단하네.
간단하네.
내 사촌 중에 아주 반항적인 애가 있어. 그래서 걔 엄마가 세 달간 절에 가라고 그랬지,
아니 한번 스님은 영원한 스님이나?
아냐 세 달만 있고 싶으면 세 달만 스님 하면 돼
헉...
입헌군주제
왕을 어떻게 생각해?
왕이 오래전에 착한 일을 많이 했어. 사골에 내려가 도로를 많이 만들었지. 그래서 아직도 지지자가 아주 많아. 마치 신처럼 떠받들지.
그가 죽을 때까지 왕인거지?
아니 꼭 그렇진 않아. 스페인의 경우 국왕이 살아있었는데도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었지. 하지만 태국은 글쎄. 사람들이 현 국왕의 아들들을 못 미더워해. 지금 81세신데 아직도 왕위에 올라가 계신거지.
운전대
왜 너희는 운전대가 왼쪽이냐?
왜 너희 나라라는 오른쪽이나?
내 친구가 그러는데 국왕이 있는 나라는 왼쪽으로 운전한다더라. 일본, 영국도 그렇다면서.
아냐. 스페인은 국왕이 있지만 오른쪽으로 운전하는걸?
제가 부탁해서 메시지를 적어주는 바네사.
바네사를 4개 국에서 만났어요.
우리가 처음 만난 건, 2012년 8월 멕시코 월드캠프에서.
두 번째는 2013년 2월 페루 월드캠프에서
그 때 바네사와 무척 친해져
바네사는 저에게 '차앰'이라는 태국이름을 지어주었어요.
저는 바네사에게 '은하'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죠.
세 번째는 2013년 5월 한국에서.
그 때 바네사는 우리집에서 하룻밤 자고 갔어요.
함께 명동 ~ 인사동에 가고, 즐거웠죠.
그 때부터 계속 태국에 가는 것은 꿈꿨습니다.
네 번째는 2014년 7월 태국에서.
:)
나에게 사준 달달한 태국 사탕.
아직도 우리집 냉장고에 가지고 있어요.
제가 이 사진을 찍고 나서 실수로 떨어뜨리자
바네사가 "뭐하니~?"
하고 너무 한국친구 스럽게 말해서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ㅋㅋ
내 친구들이 학생들이냐고요?
아뇨. 이 친구들은 주멕시코 대사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교복을 입은 것은, 대학교 때문.
둘 다 대학교 4학년이고,
스페인어과에요.
카타리나 양해를 얻어 교복을 살펴봅시다.
특히 저 대롱대롱 매달린 문양이 아름다웠어요.
특이한 점은 교복에 여자라도 반드시, 반드시
벨트를 착용한다는 점이었어요.
중, 고등학생들도 착용하는 것 같더라고요.
우리는 카페에서 일어나서
열심히 저희 엄마를 찾아다녔어요.
엄마가 없어지셨거든요.
<엄마를 부탁해>가 떠올라서 저는 서글퍼졌습니다.
3층까지 다 돌아본 우리는
저희가 원래 있었던 카페의 직원들에게 부탁해서
엄마가 혹시라도 오시면 이 메시지를 보여드리라고 부탁했어요.
더불어 사진 한 장을 부탁했습니다.
바로 그 때 엄마를 만났습니다.
엄마가 사진을 찍어주시고,
우리는 헤어졌어요.
밖에는 비가 내리더군요.
빗 속을 종종 걸어 엄마와 저는 호텔에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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