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3일 일요일

[ISUP/ 이스라엘 그녀의 스타트업 생존기] 긱타임(Geektime) 기자 아비에게 들은 말, 후츠파

Geektime
긱타임



당시 쓴 일기

이제 자동으로 새벽 6 27분 경에 눈이 떠진다. (내 알람시계는 6 30분에 울린다.) 확실히 3시간 잔 것으로는 피로가 풀리지 않아 정신이 몽롱했다오전 9시 반에 Whyd의 Yuval Eyal씨가 우리 집 앞으로 나를 데리러 왔다우리는 구글캠퍼스로 가서 인터뷰를 했다가는 길오는 길 이야기하면서 유발씨랑 상당히 친해졌다내가 CEO 프로필 사진을 찍는데되려 내 자신을 찍어주겠다고 한 것도자신의 서비스를 그렇게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한 것도 그가 처음이다.

집 앞에서 장을 본 뒤 집에 와서 정말 맛있게 점심을 해먹었다나는 장보는 날이 정말 좋다책상에서 새우잠을 잔 뒤 잠시 멍하게 앉아있었다그 뒤 집을 나와 버스카드를 만들기 위해 기차역까지 땡볕을 걸어갔다. 30분을 걸어서 왔는데 버스카드 발급기가 고장났단다나는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별 도리 없이 버스를 타러갔다버스 안에 앉아서 나는 평소처럼 부산스럽게 무슨 일을 찾아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있었다.

당시 나에게는 임무가 있었다.
긱타임 사무실에 찾아가 영어편집장인 아비 슈나이더에게 
왜 내가 주는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비석세스 기사를
긱타임에 올려주지 않는 것인지 물어보고, 
앞으로 잘 올려줄 것을 약속받아야 했다. 
나는 콜로세움에 내던져지는 검투사 같았다. 
회사의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사명감.

임무, 그리고 뜨거운 태양..
나는 스트레스로 가득 했다.
누구에게도 풀 수 없는 이 화를 가슴에 안고
나는 버스를 기다렸다.
아마 내 입에서 욕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긱타임 사무실에 도착했다.

긱타임의 모든 사원들이 동그랗게 모여 회의 중이었다.
원래 업무 책상이던 사원들은 회전의자를 돌려서,
옆방에서 업무를 보던 사람들은
쿠션같은 모래 소파나,
다용도 테이블 위에 걸터 앉았다.

테이블 위에 아빠다리로, 검은 옷을 시원스레 차려입은 저 여자,
바로 긱타임의 CEO인 터프한 그녀, 모란 바 였다. 
그 옆에는 총 편집장인 야니브 펠드만도 보였다.

아비는 나를 보자 약간 긴장한 것 같았다.

회의 중인데 내가 방해한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어디 앉아야 할지..
작은 방에 모인 8명, 그 회의 시간에 내가 들어오니
어디 앉아야 할지 머쓱했다.

가까이 있던 사원이 자기 회전의자를 나에게 내주고 자신은 바닥에 앉았다.

모란은 나에게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해보라 했다. 
모란 씨에게 감사했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긴장이 되었지만
나는 최대한 공손하고 또렷하게 말했다.

채: 안녕하세요? 저는 내일비의 마케팅 매니저인 유채원입니다.
저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인터뷰를 하고 있어요.
다름이 아니라 내일비, 긱타임, 비석세스가 MOU를 체결함에 따라
제가 컨텐츠 쉐어링을 맡았습니다.
저는 정기적으로 긱타임의 기사를 제 인터뷰기와 함께
비석세스에 업로드하고 있는데,
긱타임에서는 비석세스 기사를 올려주지 않아서요.
그리고 그 기사에 반드시 커빙의 URL이 붙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모란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모: 아비, 영어편집장인 당신과 잘 얘기해보면 되겠네요.

라고 쿨하게 말했다.

아비는 마치 엄마한테 혼난 청소년 아들처럼 약간 흠칫했다. 

회의가 끝났고, 모란과 야니브는 그 방을 나갔다.




아비는 나를 불렀다.
그의 옆에 회전의자를 놓았다.

아비: 에바씨, 음.. 문제는요, 
지난 번에 보내준 이 기사를 보면요, 
이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객관적인 내용이 없어요.
다 주관적이고, 자랑하는 내용 뿐,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이 너무 적었어요.

에바: 그랬군요. 피드백을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렇다면 제가 다른 기사를 보내드릴게요. 
언제 보내드리면 될까요?

아비: 월요일이 좋겠네요. 그리고 문제는 9월인데요. 


아비: 9월 제 스케쥴이에요. 노랗게 표시된 것이 다 공휴일입니다.

에바: 아아 휴일이 무척 많네요. 그럼, 2,3개 씩 보내드려야겠군요.

아비: 네 그렇게 해주세요. 

에바: 아비씨, 정말 감사합니다!

아비: 잘 했어요. 저에게 메일을 3개 정도 보냈잖아요. 먼저 번에 보낸 것에 답장을 해야지.. 했는데 잊어버리고 말았거든요. 다시 보내주길 잘 한 거에요. 그게 후츠파에요. 

나는 아비 씨의 이 말이 이렇게 감동적일 수가 없었다. 나는 내가 아비를 달달 볶았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긱타임의 영어편집장에게 기사를 올려달라, 커빙 URL을 넣어달라 요구하는 것이 스스로도 민망했으나, 내일비와 긱타임 사이에서 이 임무를 맡은 나로서는 난처한 내 입장을 생각할 것도 없이 임무를 다 해야 했다. 나는 내가 아비에게 엄청난 미움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비는 나를 칭찬한 것이다. 나에게 후츠파가 있다고 하다니 그 칭찬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이스라엘에서 후츠파는 뻔뻔함, 무례함이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나에게 후츠파를 알려주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인터뷰라는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나는 항상 원하는 것을 똑똑히 요구해야 했다.

그 날 쓴 일기

 오늘은 Star Tau학생들이 시내에 모여서 맥주 한 잔을 하는 날이다오는데 버스를 거꾸로 탔다세상에맨날 일하다가 처음으로 즐기러 가는데 처음으로 버스를 거꾸로 타다니종점에서 버스기사에게 사정했지만 버스기사가 차갑게 빨리 내리라고 했다약속까지 20분 남았는데거리는 1시간 거리였다엄청난 구두쇠인 나는 버스 하나를 20분 타고, 45분은 걸어가기를 선택했다



가는 길에 리니와 아모스를 만났다그 때부터 행복시작이었다우리는 맥주집에서 이야기도 나누고 맛난 저녁을 먹었다집에 올때는 아모스에게 상담을 받았다내가 밤을 꼬박새며 일을 하는데도 일을 다 못끝내기 때문이었다아모스는 자신의 일처리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었다아모스에게 너무나 고마웠다집에 오자마자 구글 캘린더를 켜서 그의 조언을 적용했다

1. 구글캘린더를 사용한다.
2. GTD: Get things done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끝낸다.
3. 메일을 보는 시간은 하루에 두 타임만. 8시 반 그리고 4시.
4. 메일은 요점만, 짧게 쓴다.


이 감자요리, 참 달달하고 맛있었다!
맛탕과는 다른, 매콤달콤했던 소스


피자~
아주 맛있었다.

여기가 좋은 건, 한 메뉴를 시키면 다른 메뉴 하나 더 공짜로 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기가.. 아마 Bograshov 9였나..
가격도 저렴해서 두 메뉴에 42세켈 정도 낸 것 같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두 사람, 예린이와 영훈오빠.

영훈오빠에게는 너무 고마워서 위의 메뉴를 하나 더 사드렸다. 

영훈오빠는 내가 이스라엘에 도착한 후 2주 동안 제일 친했던 사람이다.
가장 힘든 시기에 친했던 사람.

인터뷰 다니면서 육체적으로 힘들고,
대표님께 성과가 안 난다며 정신적으로 힘들 때
오빠에게 털어놓았다. 

오빠가 그냥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예린이와 함께 창업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예린이와 친해졌다.


오빠들.

오빠들과는 실은 대화를 많이 못했다.


히히 보기 좋다 참.




내가 물을 몇 잔을 달라고 한지 모른다.
팁도 안 줬는데.. 

아무튼 충실히 서빙을 해주던 이 남자분.


목요일 밤을 즐기는 이스라엘 사람들.
열정의 밤.
내가 갈 때 쯤 분위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여기를 나와서 아모스와 함께 24번 버스를 타고 기숙사에 돌아왔다.
목요일 밤이니, 
나는 그 날 쉬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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