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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23일 일요일

[ISUP/ 이스라엘 그녀의 스타트업 인터뷰기] <철학이 필요한 시간>을 읽으며 '인터뷰'를 생각하다


독서라는 여행을 위하여
-나에게 인터뷰란 무엇인가


*이 글에 나오는 인용문은 모두 강신주 저자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 그 에필로그 '독서라는 여행을 위하여'에 나오는 인용문들입니다. 





여행을 통해 아무것도 얻지 못했던 사람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소크라테스는 말한다.
"아마도 그는 자기 자신을 짊어지고 갔다 온 모양일세."
-몽테뉴, <수상록>

그런 의미에서 여행 갈 때에는 명함을 가져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그 안에 담긴 연락처를 주고 받는 의미라면 괜찮지만.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자신이 어떤 지위이고.. 그것은 내가 살던 사회에서 통용되는 나이고, 여기 지금 나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뎠다. 그러니 그 전에 입고 있던 '나'라는 갑옷을 입지 않고,

나를 유채원이라는 이름 이외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태초의 '에바(Eve)'로 돌아가는 것이다.



우선 책이란 속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자라고 생각하고서,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보든가 혹은 썩고 타락한 사람들이라면 어휘들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그 다음에 읽는 책은 전번 상자에 담긴 상자, 혹은 그것을 담는 상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석을 달고, 해석을 하고, 설명을 요구하고, 결국 책에 대한 책을 쓰게 되고, 같은 식으로 끝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들뢰즈 <대담>

강신주 씨는 이 독서법을 두고 논문을 쓸 때를 떠올리셨다. 나는 GRE에서 타임하는 것을 떠올렸다. (영어토론동아리에서 Economist지 스터디하는 것)


혹은 스타트업 인터뷰가 나에게 그렇다.
그 스타트업은 뭔가 담겨 있는 상자다.
아이폰 5를 샀다고 가정하면,
그 상자 안에는 아이폰이 있고,
간단한 사용설명서가 있다.

내가 하는 일은
아이폰이라는 유형의 상품과
사용설명서라는 기능
을 두고 탐구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인터뷰에 대입해보면
나는 유형의 서비스와
그것이 전달하는 기능을 두고 탐구한다.
(때로는 사용설명서를 그대로 옮기기도 한다.)

스타트업 인터뷰도 이렇게 진행할 경우에는
별반 다르지 않다.

아이폰5의 책임자를 만나
좀 더 살아있는 설명을 들을 뿐.

유익하긴 하지만 그뿐이다.
그 상자 안에는 '이성'만이 자리한다.


책을 읽는 또 다른 방식은 책을 어휘나 의미를 찾는 것과는 무관한 하나의 기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것이 작용을 하는가, 어떻게 작용을 하는가?"하는 것만이 문제가 된다. 그것이 어떤 작용을 하는가? 만일 작용이 없으면, 그럼 다른 책을 집어 들면 된다. 바로 이것이 강렬한 독서이다. 무엇인가 발생하든가 아니면 아니든가, 그뿐이다. 아무런 설명할 것도, 이해할 것도 해석할 것도 없다. 
-들뢰즈 <대담>

스타트업 인터뷰가 아닌
사람 인터뷰가,
삶의 인터뷰가 되는 순간이다.

그 창업가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 사람의 삶에, 인품에 감동하고 나면

나는 내 개인적인 삶의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한다.

그 질문들은 나에게 '작용'하기 때문에
그것은 표면적으로 내 표정으로 번지고,
내면적으로 내 마음에 번진다.

스카이클리어앱스의 창업가, 그리고 Answers.com의 창업가인 로젠버그 씨(인터뷰 때는 curiyo의 창업가로서)를 인터뷰할 때가 그랬다.

스카이클리어앱스의 창업가는 다른 스타트업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회사명 하에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이 있었고, 각기 iOS 마켓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는 삶을 정말 '제대로' 살고 있음이 느껴졌다. 나를 모든 팀원들에게 소개하고, 고객들의 피드백을 나에게 직접 보여주었다. 그의 자신감이 놀라웠다. 나는 스타트업에 대한 질문을 끝낸 뒤에 그 자신에 대한 인터뷰 질문들을 해나갔다. 그의 강력한 리더십이 어디에서 나올까 궁금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취미(운동)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로젠버그 씨의 인터뷰기는 인터뷰 후에 바로 다루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바로 30분 후에 6개월 동안 씨름한 파이버의 미카 씨 인터뷰가 후에 나에게 크게 자리잡아 인터뷰기를 먼저 작성했다. 그는 따뜻하고 인자하며 겸손한 사람이었다. 그는 '사람'으로 기억에 남는다. 나를 인터뷰어가 아닌 따뜻한 체온을 가진 '인간'으로, 인격적으로 마주하고 계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욱이 Answers.com의 창업가인 그가 아무것도 아닌 나와 인터뷰하기 위해 예루살렘에서 텔아비브까지 오시다니...

그는 작년에 심장질환으로 큰 위기에 처했다가 다시 일어서면서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더 느끼고, 삶에 감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후에 그는 나와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나와의 인터뷰가 참 좋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먼저 나와 찍은 사진을 올려준 인터뷰이는 로젠버그 씨가 처음이라 정말 감동적이고 감사했다.



이 말을 책에 대입하자면,
들뢰즈의 이 말은 자기계발서를 떠올리게 한다. 리니는 자기계발서를 두고 욕을 했다.

리니: 자기계발서에 쓰인 것은 단지 그가 성공한 방식일 뿐이야. 우리는 그 사람과 성격도, 성향도, 경험도 달라. 그런데 천편일률적으로 그 방식을 우리가 따라하면, 과연 우리도 그 사람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봐. 오히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자기 삶을 이끌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나는 자기계발서를 참 좋아했다. 22살 때까지는 자기계발서만 찾아다녔던 것 같다. 리니의 말은 나에게 실천에 대한 생각을 하게 했다. 우리가 자기계발서를 읽고 나서 자기 스스로 책의 내용을 일상에서 실천을 했냐는 것이다. 만약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순한 좋은 말일 뿐이다. 진정성.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의 요건 3가지로 이성, 감정, 그리고 세 번째로 이야기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여야 비로소 진정성이 생기는 것이다. 이 진정성을 자기가 먼저 갖추고 -Self Leader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파할 수 있다면 그는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항상 이런 '강렬한 독서'를 하고 있었다. 아니다. 솔직해지자. '짧고 강렬한 독서'라고 해야겠다. 나는 다 읽은 문학책이 별로 없다. 소설을 읽다가 집중하기 힘들면 바로 다른 책을 집어든다. 역사책이나 자기계발서, 실용적인 책들처럼 곧바로 나에게 작용할 수 있는 책을 찾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다 읽고 나서도 나에게 '작용'하지 않는 문학은 어떻게 보아야 하는 것일까? 그냥, 주인공에게서 다른 삶의 일면을 보았다. 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ISUP/ 이스라엘 그녀의 스타트업 생존기] 위비츠(Wibbitz) 옥상파티


위비츠 옥상파티
Wibbitz Rooftop Party




울판 아비브에 갔다. 첫 수업을 들으러

아마도 내가 이 사진을 찍은 건 나랑 버스에서 대화했던 19세 여자애가 유유히 멀어져 가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미 사진의 프레임에서 나가버렸는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울판 아비브에 가는 길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와 동행하며 길을 찾아주려는 노력을 하는 이 여자애에게

사실 나 길 알아.

라고 말하기가 싫었다. 소녀는 나를 큰 길로 안내하고 자신은 군부대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군인이라고는 안 믿기는 여린 소녀. 이스라엘은 남녀 구분 없이 모두 군대를 간다.


세상에첫 수업만 듣고 말려고 했는데 수업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선생님은 내가 히브리어 알파벳을 이미 알고 있으니 수업 진도가 아주 빠르게 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다음주에도 올 것 같다

그 다음에는 Tawkon co founder, Ori Goshen을 인터뷰하러 갔다그는 정말 친절한 사람이었다대개 인터뷰이들은 내가 취재를 한 다음 자기 업무를 하느라 내가 빨리 가야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그는 되려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다그리고 리니와 나의 사업 아이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그가 재미있는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얘기의 교훈은 최고의 상품을 만들려고 골방에 틀어박히지 말고밖으로 나가 고객의 소리를 들으라는 것이었다그리고 정말 실험이나 프로젝트를 통해 검증을 하라는 것퍼뜩 인사이트가 떠올랐다그래스타트업을 위한 맞춤형 한국 출장을 기획해 주는거야나는 무릎을 쳤다나오자마자 리니에게 연락을 했다


그 날 밤 나는 Wibbitz 옥상파티에 갔다

나는 검은 민소매 원피스에 
줄리아에게서 빌린 하이힐을 신고,
머리는 비녀로 고정시켰다.

웬 비녀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나는 영국에 갈 때도 이스라엘에 갈 때도 비녀를 챙겼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여기는 브라운 호텔.
저 옥상에서 열릴 파티.


위비츠는 정말 이스라엘에서 손꼽히는, 잘 나가는 스타트업
신문기사를 나에게 1분 짜리 뉴스로 만들어 보여준다. 
정말 나만을 위한 뉴스 보도랄까.


호텔은 작지만 아주 고급스러웠다. 
귀여운 중후함.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도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었다

나는 조하르 다얀에게 한국의 태극부채를 선물했다.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에 인터뷰가 있음을 확인했다. 

위비츠 인터뷰 섭외를 어떻게 한 것이냐면,

2주 전에 조하르가 스타타우 수업 때 CEO 강연을 왔다. 
그 때 위비츠에 대해 소개해주었다.

조하르는 자신감에 차서 위비츠를 보여주며,

"멋지지 않나요?"
"저는 사람들이 컨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꿀 겁니다."

라고 말하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 깊었다.
강연 후 조하르는 강의실을 나왔다. 

쉬는 시간에 나는 조하르를 쫓아 밖으로 나갔다. 
다행히 혼자 걸어가고 있는 조하르가 보였다. 
저는 조하르 앞으로 달려가 명함을 내밀며 말했습니다. 

"조하르 씨, 저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인터뷰를 한국의 테크블로그에 연재하는 에바입니다.
당신의 강연에 너무나 감명을 받았어요.
당신을 꼭꼭 인터뷰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인턴 1순위로
위비츠를 염두해두고 있었어요.
저를 인턴으로 받아주시는 것도 생각해주세요."

조하르: 내 명함 받았지요?
인터뷰 날짜를 한 번 잡아보죠.
인턴 건은 생각해 볼게요.

이렇게 해서 위비츠를 인터뷰 하게 된 것이었다. 

나는 조하르의 어머니, 할아버지와 할머니, 누나와 이야기 나누었다.

채: 안녕하세요? 저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인터뷰하는 에바입니다.

누나: 네 안녕하세요. 여기에는 어떻게 오게 되었나요? 

채: 조하르가 초대해주었어요. 다음 주에 조하르와 위비츠 인터뷰가 있거든요.

사실 처음에는 조하르와 가족관계임을 밝히지 않았는데
조금 뒤 솔직히 말해주었다.
화려한 액세서리와 드레스를 볼 때 엄청난 부자임을 알 수 있었다.

조하르의 누나는 금발의 미인이었다.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뉴욕에서 왔다고 했고,
나는 애리조나에 산 적이 있다고 했다. 
(나는 암묵적으로 그녀가 뉴욕과 애리조나는 비교가 안 되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의 친구가 나에게
머리에 젓가락을 꽂은 거냐고 물어봤다.
다른 친구들은 웃었지만
나는 진지하게 이건 한국의 비녀이며,
조선시대의 여자들이 머리를 고정할 때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 생각이 나서, 
더 이상 비녀를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머리가 길 때
다른 나라를 방문하면
나는 내가 비녀를 또 사갖고 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끝장을 보자는 생각으로 나는 밤 12시까지 남았다
내가 가져온 한 뭉치의 명함을 다 돌릴 때까지
나는 떠나지 않을 생각이었다. 

나는 한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 조하르가 다가오자 나는 사진가에게 부탁해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그렇게 조하르는 Enjoy!라고 나에게 말한 뒤 다른 무리에게 다가갔다.
남자는 말했다.

남자: 조하르 다얀, 그와의 사진은 매우 매우 중요하지요.
채: 그렇군요..

다음 주에 위비츠를 인터뷰 한다는 것이 황송해졌다. 


이외에 스위스 남자,
프랑스의 아름다운 방송인 여성과 함께 
한참을 같이 얘기 나누었다. 

한 잔 더 안 마시냐고 묻자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내가 유럽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술을 마실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Soluto에 다니는 착실한 남성,
시밀러 그룹의 다니엘 부척(비석세스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기사),
나를 무시한 이태리 남성,
벤 랭을 만났다. 


밤 12시에 만난 한 남자는 나에게 맥주를 사주었다. 

그리고 그 때.. Alice Grishin을 만났다
그녀와의 만남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나는 알지 못했다


그 날 하이힐을 신고드레스를 입고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상당히 고단했다
하지만분명 가치 있었다그것을 나중에 더 깨달았다.

[ISUP/ 이스라엘 그녀의 스타트업 방문기] 윕키(Wibki) 방문 & 아로마 커피(Aroma Coffee)에서 아이디어 회의

Wibki
윕키


오늘은 All my Faves, 아니 이제는 Wibki라고 불러야 할 스타트업을 Star Tau 학생들과 방문했다. 즐겨찾기를 로고로 한다니 재미있는 발상이었고, 정말 괜찮았다. CEO는 자신의 서비스에 자신이 있었다

단순히 즐겨찾기를 로고화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람들이 URL을 일일히 입력하는 것에서
URL대신 로고로, 
이미지화할 것이라는
큰 비전이 있었다.

나는 CEO의 자신감, 그리고 Wibki가 강하게 각인되었다.

이로 부터 6달 후,
2월.
나는 Wibki에 방문해
CEO를 다시 인터뷰 하게 된다.


Aroma Coffee
아로마 커피


인터뷰 후에 리니와 나는 우리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장소를 옮겼다.

그날 리니와 Aroma 커피숍에 왔다. 


이스라엘에는 스타벅스가 없다.
아로마 커피가 있다.



반쪽 짜리 이 샌드위치는 17세켈 (6000천원 정도) 한다.
그 옆의 저 아이스커피는 정말 정말 맛있다!!

커피랑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우리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


12월에 임대표님과 함께 여기 방문한 상미씨가
이 종이를 가져간 게 기억 난다.

그래서 일까.

한국에 와서 
빈 트레이에 얹어주는 커피가 너무 성의없어 보이는 것은.


리니에게 사준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브라우니

간만에 디저트를 먹으니 어찌나 맛있던지.
머리도 잘 돌아가는 것 같았다.

리니는 정말 CEO에 적격이었고,
나는 정말 CMO에 적격이었다.

리니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외워서 그렸다.
우리는 부분 부분을 함께 채워나갔다.

리니랑 나는 너무나 잘맞는 퍼즐같다
리니가 선을 그어주면 나는 그 자리에 촘촘히 꽃을 심어나가는 것 같다.  



[ISUP/ 이스라엘 그녀의 스타트업 방문기] QR코드에 그림을 입히는 비주얼리드 Visualead 사무실 방문



비주얼리드
Visualead


오전 10시였던가

우리가 모인 게?

다가갈수록 아름다운 모습에 나는 걸어오며 사진을 찍는다.


아니 스타트업에 방문한다면서 웬 빌라에 들어가지?


겉으로 봐선 평범한 빌라.
그 2층에 비주얼리드 사무실이 있었다.


처음에는 우리를 옥상으로 안내했는데 
너무 더웠다. 


옥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전경.
아름답다, 여기.


우리는 건물 바깥에 있는 유리탁자에 둘러앉았다.
CEO는 우리에게 비주얼리드에 대해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비주얼리드가 이전에 만들었던 애플리케이션이다.

친구가 쓰는 애플리케이션 아이콘을 이 카메라로 찍으면,


이 로고와 비슷한 로고들이 쫙 뜬다.

이 중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선택만 하면 끝!

정말 신기했다.

샤잠(Shazam) 처럼 원클릭으로 매우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유용했다.

참고로 샤잠의 경우
어떤 음악의 일부를 들려주면,
그 음악의 아티스트와 곡명을 알려준다.


우리는 여러가지 질문을 했다.
나는 CEO가 말하는 내용을 모두 맥북에 받아적었다. 


비주얼리드가 하는 것은


이렇게 이미지화된 QR코드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존의 흑백 QR코드보다는.. 음.. 예쁜가?


이렇게 인물도 가능하다고 한다.

QR코드의 이미지화라니.. QR코드는 한물 갔다고 생각했는데중국에서는 통한다고 한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비주얼리드는 이스라엘의 소규모 상권에서 이용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스타타우에서도 사용했고,
텔아비브 대학교의 한 교수님은 QR코드로 자기 사진도 만들었었다.

이 QR코드 점들을 아예 없애서 제작도 가능한데,
그러면 사람들이 이게 QR코드인지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점도 살리는 것이라고 한다.



당시 나와 리니는 같이 창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오후에는 Microsoft에 방문했다정말 너무나 멋졌다자유롭고 신선한 분위기창의적이고 현대적인 공간이었다. (이 후기는 이 때 받아적은 자료를 찾으면 완성하기로.) 


그 다음 Wibbitz 인터뷰를 갔다내가 방문인터뷰한 기업중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하지만 내가 너무 들뜬 나머지 내 본분을 잃어버렸다인터뷰후에 크게 자책했다이 날 리니가 나를 재래시장에 데려다주었다


[ISUP/ 이스라엘 그녀의 스타트업 생존기] 스타타우에서 프랜들리맵(FriendlyMap) 방문 & 링구알리(Lingual.ly) 인터뷰



오늘은 울판 아비브(히브리어) 두번째 수업을 들으러 갔다사실 나는 오늘 울판 수업에 오면 안 되었다. 스타타우의 스타트업 방문에 참여해야 하는데, 정말 여기서 울판 수업을 한 번 더 조정하면 정말 로비 담당 직원이 나를 저주할 것 같았다. 

설상가상으로 버스에서 잘못 내렸다. 이렇게 걷다보면 나오겠지 하면서 아랍인 거주 지역을 걸었다. 그것도 아침 제대로 안 먹었다고 빵을 먹으면서. 수업 5분 전인데..! 결국 내가 학원에서 꽤나 멀리 떨어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택시를 잡았다. 내가 절대 타지 않는 택시인데, 그래도 10만원이라는 히브리어 하루 수업료에 택시비를 비교할 게 못 되었다. 결국 나는 19분 늦게 도착했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교실로 들어왔다. 그런데 맙소사. 수업이 너무 어려워서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수업이 끝난 후 자습실에 남아서 공부를 했다. 내 컴퓨터 용량이 50기가 밖에 안 되서, 그 많은 스타트업들의 인터뷰를 다 저장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나는 자꾸 ‘안 된다’의 한계에 부딪혔고, 그런 내가 너무 싫었다. 스트레스가 엄청 났다. 나는 내가 물가 비싼 이스라엘에서 사는 것과 맥북을 사는 것을 비교했다. 엄마께 제발 새로운 맥북을 사면 안 되냐고 메일을 보냈다. (나중에 안 것인데 이 메일은 엄마에게 전송되지 않았다.)

자습실에 3시간 앉아 있었나 너무 추워서 밖으로 나왔다.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웠다

무작정 바닷가로 걸어가 백사장 가운데 있는 그네에 앉아있다가 모래사장에 무릎을 꿇었다. 이마를 모래사장에 대고 생각을 정리했다. 너무 힘들었다. 조금 뒤 비키니를 입은 백인 여자 두 명이 다가와 내가 일사병에 걸려 쓰러진 건지 확인하러 왔다

여자들: 이봐요. 괜찮아요?

나는 뜨거운 모래 위에 얹어두었던 이마를 들었다. 모래자국이 났을 이마.

채: 괜찮아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그냥, 생각 좀 하고 있었어요. 

여자들: 그늘에서 좀 쉬지 그래요?

채: 무튼 고마워요.

20분쯤 그러고 있다가 다시 자습실로 왔다.


 이어 Friendly Map Star tau 방문에 참여했다. 사무실이 너무나 허름했다.

CEO는 일찍 온 나와 얘기를 나누다가 내 핸드폰을 가져가서 자기 마음대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고는 후기를 작성했다. 정말 어이가 없고 황당했다. 뭐 이런 CEO가 다 있어..

나중에 스타타우 멤버들이 도착했다.

CEO가 우리에게 스타트업 소개를 해줄 때는 너무나 서툴러서 굉장히 실망했다. 그런데 나중에는 CEO를 무시하는 마음으로까지가서 스스로에게 경고를 주었다

내가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전에는, 평가하지 말자. Friendly Map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이고 사무실도 있고 직원도 있다. 우리는 아직 우리 아이디어를 쌓아가는 단계이다. 결코 내가 그 위치에 가기 전에는 그들에 대해서 내가 뭐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놀라운 것은, 내가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한 이 프렌들리맵에
내가 제일 존경하는 영훈 오빠가 인턴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렇게 좋은 앱인데, 아 이 사람들 정말 마케팅을 할 줄 몰라. 내가 정말 여기서 좀 도와주고 싶다."

나는 오빠가 정말 존경스러웠다.
바보 온달에게 가겠다고 나선 평강공주 같았다. 

오빠는 가서, 프렌들리맵을 개혁하기 위한 많은 시도를 했다. 

프렌들리맵을 나와서 모두들 그 다음 일정인 맥주집에서 어떤 스타트업계 인물을 만나러 가기 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채: 저는, 가볼게요.

언니: 너 또 어디가?

채: 스타트업 인터뷰가 있어요.

이건 좀 너무하다 싶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해도, 내가 생각해도 그랬다. 오전에 스타트업 방문 3 곳도 참석 안 하고, 밤에 있는 모임에도 안 간다니, 그것도 개인 프로젝트들로. 이것은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내 스스로도 내 자신이 우스웠다. 아이패드 지도를 보고 걸으며 내 가슴도 자꾸 밟았다. 

울판 책 4권과 노트북이 든 무거운 짐을 지고 30분을 걸어 도착했다. 나는 슬펐다. 하지만 슬픔은 문을 열 때 이미 접어두었다.

새가 날아가는 새파란 벽지가 마음에 들었다.


그 뒤 Lingua.lyOrly Fahman, co-founder를 인터뷰하러 갔다. Orly씨는 심리학과 박사인데, 이제 2주 안에 임신할 것 같다고 하셨다. 그녀의 사무실도 조용한 가운데, 그녀도 차분해서, 나는 안정되고 차분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이끌어갔다

알고보니, 정말로 그 날은 인터뷰가 잡힌 날이 아니었다. 원래는 이틀 후 방문했어야 하는데. 내 정신도 참.

사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그 날 내 자신이 너무 싫었고 모든 게 싫었다

리니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하소연을 하는 내 자신도 싫고, 리니도 내 하소연을 듣기가 힘들 것 같아 빨리 끊었다

그 날 밤 나는 새벽 3시까지 영상의 한글자막을 까는 작업을 하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