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9일 금요일

[에바노트] 아픔 그리고 건강

건강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습니다.

출국을 4일 앞두고 저녁에 먹었던 순대 때문에 급체가 왔습니다. 그 다음 날 약속도 나가고 옐로모바일 인터뷰도 나갔는데 집에 오는 길에는 긴장이 풀어져서 그런지 몸을 제대로 못 가눌 정도였습니다. 출국이 얼마 남지 않아 빨리 완치해야 겠다는 생각에 중학교 때 처음 한의원에 갔습니다. 한의사님은 제가 매우 심하게 체했으며, 원래 위와 자궁 쪽이 좋지 않다며 일정 기간 치료와 한약복용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배 하나 만큼 묵직한 뜸을 들이고, 침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6대 맞았으며, 손도 땄습니다. 오히려 치료를 받으니 더더욱 어지러워져서 집에 와서는 바로 자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머리에는 뜨거운 추를 달아놓은 것 같아 내일 일어나서 생활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저는 결국 금요일에 예정되어 있었던 퓨처플레이 포트폴리오 세 대표님의 인터뷰와 비즈니스 모델 포럼 모임을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에어로빅 반장님과 친한 언니들에게도 못 갈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가장 중요하게 루강 대표님께 지금 몸상태가 좋지 않지만 베이징에는 꼭 갈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메일을 쓰고 나서 저는 그대로 쓰러지듯 잠들었습니다. 전기장판을 가장 고온으로 해놓으면 평소에는 델 것 같이 뜨거웠는데 오늘은 따뜻한 모래사장 위에 누운 듯 했습니다.

덕분에 이틀 내내 미음과 한약,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습니다. 체기가 가라앉을 때까지는 1~2주간 이렇게 먹어야 한답니다. 중국에 가서 산해진미를 먹을 생각에 부풀어 있었는데 보기좋게 실패한 셈이죠.

다음 날 아침 메일을 확인해보니 루강 대표님께서 건강이 최우선이라며, 몸상태가 좋지 않다면 베이징에 오는 것을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대표님의 말씀에 감동하여 한 동안 미소를 지었습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고 아플 때 제 마음과 아픔이 가시고 나서의 제 마음은 너무도 다릅니다. 아플 때는 그 동안 연락 못했던 사람들에게 연락하려고 했었는데, 아픈 게 낫고 나서는 언제 아팠냐는 양 또 제 할 일에 매달리니까요.

제가 중국에서 아팠더라면 얼마나 막막했을까, 지금은 엄마가 나를 이렇게 지극히 보살펴주시지만 중국에서 아팠더라면 누가 나를 이렇게 해줄까.. 오빠도, 혜진언니도, 주변 사람들도 매번 강조하던 이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체감한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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