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2일 토요일

[에바노트 / 유럽거닐기] 체코 프라하 - 유기농 가게에서 일하는 야채소년, 토마스


프라하
Prague


토마스는 늦잠을 잤습니다.
8시에 함께 집을 나오기로 했는데
8시에 일어났어요.

한나씨는
8시가 되어서, 아직 안 일어났네?
하면서 그 때 토마스를 깨웠습니다.

토마스는 10분 만에 준비를 하고,
우리는 집을 나왔습니다.
오늘이 프라하를 떠나는 날이어서 저는 지고 매고 나왔습니다.

채원: 오늘은 춥네.
토마스: 오늘 5도야. 사실 날씨 원래 이랬어 항상.
채원: 내가 운좋게도 날씨가 좋을 때 왔었나봐.

채: 너 유기농 가게에서 일하는 거면, 혹시 얼마나 받는 건지 물어봐도 돼?
토: 응, 한 시간에 80코로나. (4290원. 2014년 2월 22일 기준.)

한국은 2014년 7월 5일부터 5210원으로 오른다고 한다.

채: 일하는 게 재미있니?
토: 응, 내가 비건(유제품도 안 먹는 채식주의자)이니까 물건을 싸게 살 수도 있고 좋아.
여기 말고도 와인바에서도 일해. 사람들이 계속해서 오는 게 아니라서 책도 읽고 내 시간이 있어서 좋아.
채: 혹시 말야.. 네가 일하는 데 따라가도 돼?

우리는 정류장에서 같이 내려서 8분 정도 걸었습니다. 



토마스가 문을 여는 동안 그의 가방을 들어주었는데
안에 바나나 두 개가 들어있었습니다.
간식으로 먹으려고 챙겨온 듯해서
조금 안쓰럽게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동안 그 날의 관광을 위해
얘네 집에서 밥을 먹은건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가게 이름은 Bio Kolonial

자기가 가게 문을 열어보는 것은 처음이라는 토마스.
2개의 자물쇠와 2개의 열쇠로 문을 열었습니다.


빵을 진열하고


과일을 진열했습니다.

저도 이 작업을 거들었습니다.


가게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으며,
친환경 옷, 식기구까지 광범위한 품목이 있었습니다.

친환경 옷이 1000코루나 (5만원 정도)
사려다가 그만두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코루나를 다 썼더라구요. 


레몬은 이탈리아 산
오렌지는 그리스 산
사과는 체코 산

어제 귤, 토마토를 사오면서 안 것이지만
과일 값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오시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꼭 과일이나 채소를 구매했습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종이 두 장.

채: 이게 뭐야?

토: 기존의 백신접종 의무화를 
자유화하는 청원서Petition.
현재 체코 내에서 상당히 이슈화되고 있어.

그 이유를 찾아보니
아마도 이 이유인 것 같습니다.
다음은 괴물딴지일보의 2009년 기사입니다.

제인 뷰거마이스터라는 한 오스트리아 저널리스트가 더 이상의 바이러스 확산과 인명 피해를 막겠다며 
국제법원에 특정 제약회사를 생물테러리스트로 고발한 것이다.
그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인간/조류/돼지 인플루엔자의 백신 특허는 
미국 일리노이 주 소재 제약회사 B가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회사가 백신 특허를 출원한 1년이 지난 2009년에 이 회사가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유럽에 인위적으로 퍼뜨리다가 
체코 공화국에서 적발되었다.




이것은 9지역에 있는 카지노, 슬롯머신을 철폐하자는 내용의 청원서입니다.
9지역은 이 가게에서부터 토마스가 사는 지역까지를 길게 포괄하는 지역입니다.
프라하의 변두리이기 때문에 서민층이 사는 지역입니다.

채: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카지노가 성행하나보지?
토: 아니야. 다 체코어로 되어있거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카지노라면 프라하 중심가에도 큰 호텔 등지에 많이 있어.
문제는 9지역에는 교육수준이 낮은 서민층들이 사는데
거기에 카지노, 슬롯머신을 두는거야.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벌이를 하려하다니 참 한심하지?
한국에는 그런 일 없었어?
채: 실은 한국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
바다이야기라는 중독적인 도박이 한 때 성행했지.
간판도 바꾸어 달아서 아는 사람들만 올 수 있도록 하고.

오늘 버스를 타고 올 때 사실 창밖에 수많은
'Hernia'라는 간판을 보았습니다.
질문하려다가 그만두었는데
알고보니 이것이 슬롯머신의 이름이었더군요. 




이 손님은 마늘, 당근, 빵을 사갔습니다.


채: 이건 뭐야?
토: 여기다 물을 부으면, 물이 육각수가 된데.


유기농 주제의 잡지.
저 사과 역시 그림입니다. :)
잡지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토마스는 50% 세일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토: 아아 이제 아침 먹어야겠다.
채: 아 아침 안 먹었구나
토: 응 이 피자 먹어야겠어. 50% 세일이니까 그리 안 비싸니까.
채: 이거 비건 피자였어? 이 치즈는?
토: 이거 치즈가 아니라 두부야.
채: 나 조금만 먹어봐도 돼?

저는 피자를 조금 떼어 먹어봤습니다.
정말 치즈가 아니었습니다.
피자 도우 역시 기존 빵보다 더 건강한 맛이었습니다. 

토마스는 그렇게 피자 세 조각을 먹었습니다.


토: 페이스북에서 왓츠앱을 160억에 인수한 거 알아? 
채: 뭐 정말?

뉴스를 읽어보니 왓츠앱은 하루 가입자가 100만명이 된다고 해요. 왓츠앱의 창립자는 우크라이나 출신. 야후에서 근무하다가 2009년 퇴사했다고 해요.



토: 이번 방학 때 3달간의 방학이 있어.
나 열심히 돈을 모아서 여행을 갈거야.
그리스로, 친구랑 같이 히치하이킹을 가고 싶어.

3박 4일간 토마스 & 한나 씨네 집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토마스와 30분 이상 이야기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토마스가 무척 바빴고,
한나 씨는 영어를 잘 못하셨거든요. 

토마스를 따라 그가 일하는 곳에 와보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광보다 훨씬 더 유익하고 재미있었어요.

나 이제 가볼게.
한국에 언제 꼭 놀러와!

그렇게 가방을 매고 
저는 기차역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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